작성자 군산시립교향악단
작성일20.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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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가 첼로협주곡 op.85
감정의 클라이막스에 이르는 비탄에 잠긴 첼로의 노래
일반적으로 협주곡은 3개의 악장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엘가는 교향곡과 같이 4개의 악장으로 작품을 구성했다. 이 작품은 1, 2악장과 3, 4악장을 서로 묶어서 휴식없이 연주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 곡에서 위로를 받는다. 어둠 속에서 은은하게 번지는 슬픔의 입자들이 온몸을 휘감는 듯한 느낌은 매우 특별한 체험을 제공한다. 엘가의 이 위대한 [첼로 협주곡]이 가지고 있는 가장 커다란 힘은 ‘마음의 위로’에 있다. 이 음악은 절망에 빠진 사람들을 슬픔의 바다에서 빛의 세계로 인도한다. 꿈보다 오래된 기억처럼, 가슴 속 아주 깊은 곳에서 퍼져나오는 눈물 같은 조각들은 엘가의 한숨과 섞여서 흐른다. 첼로의 저음은 이토록 절절한 감정들을 핏빛으로 물들이며 흔들린다. 엘가는 “내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작품의 간단한 구조 안에 있다”고 말했는데, 삶에서 죽음 쪽으로 무너지는 인생에 대한 추억이 박혀있는 듯한 느낌은 [첼로 협주곡]의 흐름을 타고 감정의 클라이막스를 구성한다.
제1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18년 3월 22일 영국의 햄스티드에서 엘가는 [첼로 협주곡]의 첫 번째 스케치를 쓰기 시작했다. 종종 대포 소리가 들리는 와중에도 엘가는 부지런히 작곡을 계속했고, 마침내 7월에는 거의 마무리 단계에 와 있었다.
작품을 완성해나가던 사이사이 햄스티드의 야간 특별 경관으로 활동하기도 했던 엘가는 자신의 삶이 막바지에 와 있다는 것을 느끼며 대작 완성에 힘을 기울이고 있었다. 그 해 여름의 대부분을 바이올린 소나타와 현악 사중주를 작곡하는 데 열중했고, 첼리스트 펠릭스 잘몬트와 [첼로 협주곡]에 대해 함께 의견을 교환한 이후 7월에는 촛대를 만드는 틈틈이 협주곡의 오케스트레이션을 손보았다. 엘가는 이 [첼로 협주곡]의 헌정을 오랜 친구였던 콜빈 부부에게 바쳤다. “당신과의 우정은 너무도 소중해서 우리들의 우정을 기념하고 싶습니다. 이 협주곡이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씀드리지는 못하겠습니다만……” 작품에 대한 자신감이 결여되어 있던 작곡가는 몇 번이나 작품을 고쳤다. 8월 12일에는 일기장에 “나는 느린 악장의 마지막을 생각해내지 못할까봐 두렵다. 따로 연주한다면 그대로 두어도 괜찮을 텐테” 라며 작품에 대한 불안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1919년 10월 27일 마침내 첼리스트 잘몬트와 엘가가 지휘하는 런던 심포니의 협연으로 영국의 퀸즈 홀에서 곡을 초연했다. 청중의 반응은 썰렁했다. 많은 사람들은 엘가의 [바이올린 협주곡]이 던져준 달콤함을 기대했던 것이다. 더구나 오케스트라의 연습 부족도 문제였다. 악보의 출판도 2년 후에나 나왔는데, [첼로 협주곡]을 출판한 출판사의 사장은 언젠가 이렇게 말했다. “더 이상 엘가의 교향곡이나 협주곡은 원하지 않아. 다만 합창곡이라면 언제든지 환영이야” 엘가의 부인은 이 협주곡이 초연된 후 5개월 뒤에 사망했고 엘가의 우울증은 더욱 심각해졌다. 사실 엘가로 하여금 작곡에 대한 의지와 용기를 북돋아주고, 그가 절망에 빠질 때마다 어둠 속에서 끌어올려준 존재가 바로 그의 부인이었던 캐롤린 앨리스였다. 바이올린 소품 [사랑의 인사]는 바로 이러한 사랑의 결과물이다.
잔잔한 슬픔으로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 보게 하는 작품
이 첼로 협주곡은 독특한 구조로 되어 있는데, 네 악장은 엘가의 [바이올린 협주곡]이 그랬던 것처럼 일종의 순환 형식을 따른다. 이 협주곡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결정짓는 것은 독주 첼로의 첫 다섯 마디에 달려 있다. 아다지오-모데라토의 1악장은 넓은 음역에 걸친 더블스톱과 오케스트라의 현악 파트가 레치타티보와 같은 역할을 한다. 클라리넷과 바순의 역할은 어둡고 침침한 사운드에 비극적인 색채를 더한다. 목가풍의 특징적인 병행 3도가 특징적인 파스토랄악장인데, 1악장은 단순히 서두를 여는 역할 이상을 하고 있다. 2악장은 마치 스케르초처럼 들리는데, 1악장 보다 활기찬 특징이 있다. 2악장 알레그로 몰토에는 엘가의 유머가 섞여 있으며, 첼로의 노래하는 특성이 제대로 반영되었다. 60마디 이상 이어지는 폭넓은 단선율은 고요함의 대지를 떠올리게 한다. 3악장 아다지오는 더없이 명상적이며 4악장으로 이어지는 통로 역할을 하고 있다. 4악장 알레그로-모데라토-알레그로 마 논 트로포는 자유로운 론도이며 절망의 파도 속으로 한꺼번에 침몰하는 분위기다. 더없이 고독한 E음의 코다는 다분히 회상적이며 슬픔으로 범벅된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는 듯하다.
비운의 첼리스트 자클린 뒤 프레의 신들린 듯한 유명한 연주
많은 사람들에게 엘가의 [첼로 협주곡]은 첼리스트 자클린 뒤 프레와 연결되어 있다. 1973년, 다발성경화증이라는 희귀병에 걸려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한 뒤 프레의 비극적인 인생은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과의 결혼 생활에도 위기를 가져오며 숱한 일화를 만들어냈다. 그녀의 첫 번째 엘가 레코딩은 거의 뒤 프레 자신과 동일시 될 정도로 유명한 음반이며, 앞으로도 오랫동안 엘가 [첼로 협주곡]의 첫 번째 선택 음반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사실 그녀가 존 바비롤리가 지휘하는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1960년대 연주는 ‘반드시’라고 할 만큼 제일 처음 들어야 하는 음반이다. 이 연주에는 뒤 프레의 눈물과 한숨이 모두 녹아 들어가 있으며 오케스트라도 최상급 연주를 들려준다. 비극성의 확장과 거대한 스케일감이 자연스럽게 융합된 연주로 다니엘 바렌보임이 지휘한 음반보다도 바비롤리와 함께 협연한 첫 번째 녹음이야말로 뒤 프레의 모든 것이다. 그녀는 자신의 앞날을 예감하듯이 고통으로 가득 찬 울림으로 엘가의 슬픔을 인류의 슬픔으로 승화시켰다.
스트라빈스키 불새
러시아의 동화작가 아파나시예프의 동화를 제재로 하여 1910년에 쓰여졌으며, 같은 해 6월 G.피에르네 지휘, M.M.포킨의 안무(按舞)로 파리오페라극장에서 발레뤼스에 의해 초연되었다. 이야기는 사냥을 나간 이반 왕자가 길을 잃고 마왕 카스체이가 사는 고성(古城)에 들어갔다가 불새의 도움으로 마왕을 죽이고 카스체이의 포로가 되어 있던 아름다운 왕녀를 구출하여 아내로 맞이한다는 줄거리로 되었다. 스트라빈스키는 발레뤼스의 매니저 댜길레프의 위촉으로 《불새》(1910) 《페트루슈카》(1911) 《봄의 제전》(1913)의 3부작으로 된 발레음악을 썼는데, 《불새》는 그 첫째 곡이며 다시 연주회용의 모음곡으로 편곡되었다. 모음곡은 제1∼3번으로 이루어졌으며, 현재는 주로 제2번이 널리 연주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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