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군산시립교향악단
작성일25.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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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코프스키 발레 모음곡 [호두까기 인형]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 인형 모음곡〉은 원래 두 막으로 구성된 발레 〈호두까기 인형〉에서 여러 장면을 골라, 연주회용으로 따로 묶어낸 작품이다. 작곡가는 이 발레가 무대에 오르기 전부터 음악 자체가 갖는 매력을 보여주기 위해 대표적인 여덟 곡을 뽑아 1892년에 모음곡 형태로 먼저 발표했다. 이 모음곡은 발레 전막보다 더 먼저 인기를 얻었고, 지금도 겨울 시즌에 가장 사랑받는 클래식 레퍼토리로 자리 잡았다.
모음곡은 짧고 밝은 분위기의 〈작은 서곡〉으로 시작하는데, 동화가 막 열리는 듯한 설렘을 만들어 주며 작품의 분위기를 단번에 잡아준다. 이어지는 〈행진곡〉은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아이들이 뛰놀며 장난감을 구경하던 장면을 연상시키는 활기찬 음악이다.
모음곡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사탕요정의 춤〉에서는 첼레스타라는 독특한 악기가 등장한다. 이 반짝이는 음색 덕분에 음악은 마치 마법이 깃든 듯한 신비로운 분위기를 낸다. 이후 펼쳐지는 여러 나라의 춤들—러시아·아라비아·중국의 춤—은 ‘과자의 나라’라는 동화 속 세계를 각기 다른 민속적 색채로 표현한 곡들로, 생생하고 다채로운 분위기를 만든다. 짤막하지만 눈앞에 각 나라의 특색이 그려지는 듯한 재미가 있다.
〈갈대 피리의 춤〉은 밝고 부드럽게 흘러가며 모음곡의 전환점 역할을 한다. 모음곡은 마지막으로 화려하고 웅장한 〈꽃의 왈츠〉로 향하는데, 풍성한 오케스트레이션이 꽃밭이 한꺼번에 피어나는 장관을 그리듯 음악을 크게 펼쳐 보이며 작품을 장식적으로 마무리한다.
전체적으로 이 모음곡은 동화적 환상, 따뜻한 겨울 분위기, 그리고 차이코프스키 특유의 서정성과 색채감이 고루 담겨 있어, 무대를 보지 않아도 음악만으로 꿈속을 여행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그래서 누구나 편하게 들을 수 있고, 매년 겨울이 되면 다시 찾게 되는 매력이 살아 있는 작품이다.
랩소디 인 블루
1924년, 조지 거슈윈이 발표한 Rhapsody in Blue는 재즈와 클래식의 경계를 허무는 혁신적 작품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당시 재즈는 거리의 음악, 클래식은 “정통 예술 음악”으로 구분되는 시대였지만, 거슈윈은 두 장르가 가진 정서와 리듬, 색채를 통합하여 새로운 음악적 세계를 만들어냈다. 이 곡의 탄생은 밴드 지휘자 폴 화이트먼이 “미국 음악의 새로운 길”을 제시할 작품을 의뢰하면서부터 시작되었고, 초연은 거슈윈 자신이 피아노를 맡아 뉴욕 에올리언 홀에서 이루어졌다. 초연 직후, 이 작품은 곧바로 “미국의 정체성을 음악으로 표현한 최초의 명작”이라는 평가와 함께 대중과 비평가들 모두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곡은 유명한 클라리넷 글리산도로 시작되며, 들리는 순간 곧장 도시의 활기 속으로 청자를 끌어들인다. 거친 듯하면서도 자유롭게 미끄러지는 이 도입부는, 마치 재즈 클럽의 문이 천천히 열리는 듯한 기대감과 재기 발랄함을 동시에 전달한다. 이후 피아노와 오케스트라는 유려하게 대화를 나누기 시작하는데, 피아노는 재즈 특유의 스윙, 블루노트, 즉흥적 느낌을 담아 도시의 경쾌한 리듬을 표현하고, 오케스트라는 보다 넓은 음향과 풍부한 화성을 통해 클래식적 서정성과 웅장함을 더한다. 이 두 요소의 결합은 곡 전반에서 끊임없이 반복되며, 각기 다른 분위기와 장면을 자연스럽게 이어준다.
형식적으로 이 작품은 전통적인 악장 구조를 따르지 않고, 하나의 긴 흐름 속에서 다양한 감정의 변화가 이어지는 랩소디 형식을 취하고 있다. 그래서 곡은 어느 순간엔 활기차고 재기 넘치다가, 곧바로 부드럽고 서정적인 분위기로 전환되며, 다시 극적이고 역동적인 클라이맥스를 향해 치닫는다. 특히 느리고 우아한 부분에서는 재즈적 감성과 클래식적 선율미가 조화를 이루어, 관객에게 도시의 밤 풍경이나 고독함, 그리고 그 속의 낭만적인 감정을 떠올리게 한다. 이어지는 빠른 부분에서는 화려한 피아노 패시지와 날카롭게 반응하는 오케스트라가 긴장감과 활력을 더하며,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피아노와 오케스트라가 힘을 합쳐 에너지 넘치는 결말을 만든다.
Rhapsody in Blue는 단순한 협주곡이 아니라, 1920년대 미국 사회를 압축한 하나의 풍경화와도 같다. 뉴욕이라는 도시에 가득한 다양성, 속도감, 소음, 낭만, 불안, 희망 같은 대비적인 요소들이 겹겹이 놓여 있고, 거슈윈은 이를 음악적 언어로 번역해냈다. 그래서 이 작품은 클래식 애호가뿐 아니라 재즈 연주자들에게도 폭넓게 수용되었고, 이후 수많은 편곡, 재해석, 영화·광고·무대 활용 등으로 이어지며 지금까지도 문화적 상징성을 유지하고 있다.
오케스트라로 연주될 때 이 곡이 더욱 빛나는 이유는, 재즈의 즉흥성·에너지와 클래식 오케스트레이션의 깊은 울림이 서로를 보완하며 매우 풍성한 음향 세계를 만들기 때문이다. 클라리넷 도입부의 자유로운 표현, 피아노와 관현악의 대조, 리듬의 유연한 변화, 여러 정서의 전환은 지휘자와 연주자들에게 큰 표현의 폭을 제공한다. 결국 Rhapsody in Blue는 음악적 장르를 넘나들며 자유롭게 움직이는 작품이자, “미국이라는 나라의 소리”를 가장 매혹적으로 담아낸 걸작으로 기억되고 있다.
로이 앤더슨 크리스마스 페스티벌
로이 앤더슨의 〈A Christmas Festival〉은 1950년에 보스턴 팝스 오케스트라를 위해 작곡된 크리스마스 메들리로, 클래식 오케스트라 레퍼토리 가운데서도 가장 널리 사랑받는 연말 작품 중 하나이다. 이 곡은 ‘오 켐, 올 예 페이스풀’, ‘조이 투 더 월드’, ‘진저벨’, ‘사일런트 나잇’ 등 익숙한 캐롤 선율들을 매끄럽게 연결하여 하나의 축제적 서사처럼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앤더슨 특유의 기분 좋은 리듬감과 반짝이는 오케스트레이션 덕분에, 각 선율은 원래의 단순한 형태를 넘어 더 풍부하고 극적인 색채로 재탄생한다. 개곡부는 힘찬 브라스와 팡파르적 제시로 크리스마스의 밝고 희망적인 분위기를 열어젖히며, 이어지는 중간부에서는 스트링과 목관이 중심이 되어 따뜻하고 서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한다. 여러 캐롤이 등장하면서도 곡 전체는 유려하게 이어지는데, 이는 앤더슨이 각 선율의 전환을 자연스럽게 처리하고, 음색 대비를 섬세하게 설계했기 때문이다. 종반으로 갈수록 오케스트라는 점점 더 화려하게 확장되고, 금관군과 팀파니가 중심이 된 장대한 피날레는 마치 축제의 절정에 도달한 듯한 울림을 선사한다. 〈A Christmas Festival〉은 단순한 캐롤 메들리를 넘어, 오케스트라가 크리스마스의 기쁨과 따뜻함을 극적으로 표현하는 하나의 작은 교향적 스케치로 평가되며, 지금도 수많은 겨울 연주회에서 빠지지 않는 대표적 명곡이다.
로이드 웨버 콘서트 셀레브레이션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Concert Celebration〉은 그의 대표적인 뮤지컬 넘버들을 하나의 무대로 엮어낸 갈라 형식의 메들리 작품이다. 「캣츠」, 「에비타」,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오페라의 유령」 등 웨버의 대표작에서 선별된 선율들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각 작품이 지닌 고유한 감성과 극적 분위기가 오케스트라와 합창 편성을 통해 새롭게 재구성된다. 웨버 특유의 서정적 선율과 화려한 드라마성이 조화를 이루면서, 관객은 마치 여러 뮤지컬의 명장면을 한 자리에서 감상하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된다.
초반에는 「캣츠」의 ‘Memory’와 같은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선율이 등장해 음악의 감정적 기반을 마련하고, 이어 「에비타」의 ‘Don’t Cry for Me Argentina’에서 보다 넓은 서사성과 감정의 깊이가 더해진다. 중반에서는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의 역동적이고 강렬한 넘버들이 분위기를 전환하며 작품에 에너지와 추진력을 부여한다. 마지막으로 「오페라의 유령」의 웅장하고 극적인 음악이 등장하며 전체 메들리의 정점을 이루는데, 이때 오케스트라의 색채감과 합창의 장중함이 결합되어 강력한 피날레를 만들어낸다.
〈Concert Celebration〉은 단순한 뮤지컬 하이라이트 모음이 아니라, 웨버의 음악 세계를 하나의 흐름으로 압축하여 관객에게 전달하는 일종의 음악적 회고이자 축제와 같은 작품이다. 선율과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유기적인 구성 덕분에, 연주회장에서 뮤지컬의 감동과 오케스트라 콘서트의 웅장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특별한 무대 경험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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