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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마디

비응항 활성화

작성자 ***

작성일08.12.16

조회수1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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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응도 어판장에서 장사하는 아줌마 입니다.
'노점상'으로 시끄러운 존재가 된 점 죄송하고 용서를 빕니다.

저는 시장에서 15년 넘게 회도 뜨고 생선을 팔았습니다. 하지만 얼어붙은 시장경기에 절망 할 수 밖에 없었고, 결국 가게를 정리하고 남편이 드나들던 비응도 어판장으로 장사를 옮겼답니다.

지금은 겨울이라 삭막하지만 제가 들었던 것보다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이 곳을 찾아오더군요. 10월에는 하루에 수십대의 관광차가 비응항에 들어오고, 수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답니다. 전 이곳에서 군산의 희망을 보았다고 감히 말씀을 드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대부분 하는 말은 " 뭐 이런데가 다 있어.","서천으로가자","시장형성이 안됐구만" 뭐 이런 식이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군산에서 유일하게 산 고기를 경매하는 포구에서 회 하나 떠 주지 않으니 말입니다. 어이없는 일이죠. 우리나라 포구 어디든 다라이 장사들로 즐비하고 회 안 떠주는 포구는 없는데 말입니다. 엄청나게 들어오는 많은 관광객들의 마음이 닿고, 발길을 붙잡고, 그들의 호주머니를 열 수 있는 곳 같은 깨끗하고 정갈한 횟집도 좋지만 어설프지만 정감있는 다라이들로 늘어선 노점상이 아닐까 싶습니다. 결국 절제와 간섭 속에서 회를 뜰 수 밖에 없었습니다.

너무도 열악한 환경인지라 늘 손님들한테 죄송하고, 바람이 부는 날은 먼지들을 피할 수 없어서 결국
회를 뜨고 잦은 바람을 피할 수 있는 임시 막사도 짓게 되었습니다. 남의 땅에 너무도 염치없는 일 인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시끄러운 일로 시에 심려를 끼치게 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바람막이 막사를 뜯고 그만 이곳 잘사를 쉴까도 고민해 봤습니다. 시끄러운 것도 이유지만, 지금은 장사하기가 너무 힘들기 때문입니다. 모든 해산물이 귀하니 비싸고, 또 추워서 이 곳을 찾는 발길도 거의 끊어졌기 때문이죠. 십 여 가구가 장사를 했지만, 지금은 서너집이 남아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어판장이 옮겨질 때까진 특별한 일이 없는 한 하루도 거르지 않고 이곳을 지킬 것 입니다. 평일엔 10~20 여명도 안 되는 손님이 이곳을 찾지만, 손님들과의 신뢰와 약속을 져 버릴 수는 없으니까요.

눈 바람이 몰아치는 날 저는 하루종일 손님 한 분 못 만나고 집에 온 적도 있습니다. 예상한 일이었지만, 그래도 혹 비응도까지 왔다 허탈감에 돌아설 손님을 생각하면 집에 편안히 있을 수 없었습니다.
돈보다 중요한 손님과의 약속 그리고 돈 이상의 제 자신과의 약속이기도 하답니다.

생각해보세요.
군산은 참으로 질 좋은 활어와 선어로 손꼽히고, 전국으로 고기들이 나가는데 정작 군산의 소비 시장은 너무도 낙후되고 얼어붙어서 소비자들 대부분은 서천과 외지로 빼앗기는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요?

장사하는 저희에게도 문제가 있겠죠. 무엇보다도 질 좋은 자연산회를 저렴하게 뜰 수 없다는 것도 이유 중 하나 일겁니다. 외면하는 소비자들의 발길을 돌리려면 횟집도 좋지만 저희같은 노점상도 필요할 거라 생각합니다.

장사는 혼자 할 때보다 모이면 더 잘된다고 하지만 손님은 나뉜다는 것도 부인하지 않겠습니다. 저희가 없다면 부득히 횟집을 찾을 수 밖에 없는 손님도 있겠죠. 하지만, 노상은 그냥 지나칠 손님의 발걸음을 잡을 수 있기도 하고 또한 관광객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도 있다는 확신에 오늘도 전 이곳을 지킬수 있었습니다.

횟집하는 분들의 고충도 이해는 합니다. 진심으로 미안하고요.

하지만 하나의 시장이 형성되려면 저희 같은 다라이 장사들도 절대 필요하겠죠. 내년 봄 어판장을 옮기면 그 옆 상가들로 저희는 붙잡아도 옮겨 갈 것입니다.

그때까지만 참아주세요. 이제 어떤 형태든 숱한 상가들로 시장이 형성될텐데 지금의 이 어려움이 많은 도전과 자극속에서 이길 수 있는 힘이 되고 발전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도록 저와 횟집하시는 분들께 감히 건방지게 부탁드리고 싶네요.

정부는 숱한 돈과 시간과 정성으로 새만금을 완성해가고 있습니다. 매스컴은 새만금을 이 나라 국민들의 관심사로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군산은 꿈의 도시로 열망하고 있는데, 그 꿈의 한 획을 비응항이 담당하리라 저는 이 곳에 와서 느꼈습니다.

모든 국민이 와보고 싶었던 새만금, 그리고 군산인데,
"아, 오길 정말 잘 했구나."
"다시 한 번 찾아오고 싶구나'"
"참 좋은 곳이구나 ! "
그런 삶의 기쁨과 위안과 활력을 비응항을 찾는 모든 분들께 드릴 수 있도록 전 이곳에서 다시 한 번 다짐해 봅니다.

이 곳을 철거하는 것 만이 최선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시길 간절히 군산시께 부탁드립니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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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수정일 2019-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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