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요양시설 행복한집 입니다. 여기 글은 어르신들과 함께 하며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적어 봅니다. 이 글을 읽은 여러분들에게 작은 쉼이 되었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 할머니의 거짓말 - 글 : 조 명 희 평소 말씀이 없이 무뚝뚝한 장00 어르신. 어르신 생신 전날 며느리에게 찾아뵙는 다는 전화가 오자 어르신 대뜸 “그날은 여기서 놀러 가는 날이니 오지 말거라” 하신다. 한참을 얘기를 하신 후 전화기를 내려놓는 어르신. “어디 놀러 가시기로 하셨어요”하고 여쭈니 “아니 먼길 올까봐 거짓말로 둘러 댔어” 하신다. “보고 싶으니까 오라고 하시죠”하니 “가까이나 있어야 오라고 하지 멀리 사는데 위험하게 뭐하려고 오라고 한다가” 하신다.
생신날 오후쯤 되어 어제 전화가 왔던 며느리에게 다시 전화가 왔다. 옆에서 통화 내용을 듣자니 어르신 숨가뿐 목소리로 하시는 말씀 “놀러 갔다가 이제 막 들어서는 판이다." "생일이라고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놀러도 갔다 왔다.”라고 하신다. “내 걱정은 말고 니들이나 건강하게 잘있거라”하신다. 건강하라는 말씀만 계속 몇 번이고 되풀이하며 당부하는 어르신, 그렇게 말씀하시는 어르신의 목소리가 점점 메여간다. 울컥하는 목소리를 며느리가 알아들을 까봐 어르신 서둘러 수화기를 내려놓으신다. 수화기를 내려 놓고 돌아 앉으신 어르신 눈에는 어느새 눈물이 맺혀 있다. 90세의 연세에도 50대의 나이가 되었다는 자식들의 건강을 걱정하시는 할머니의 거짓말이 내마음을 찡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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