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하나 짓는 데에 18년이 걸린다면 아마도 곧이들을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 18년은 고사하고 앞으로도 몇 년이 더 걸려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라면 곧이 들을 사람이 과연 있을가? 그렇지만, 이런 해괴한 사태가 ‘행정기관의 의무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에 있다’는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에서 엄연히 현재진행형으로 벌어지고 있다. 강원도 속초시 대포항에서 1991년 자그만 상가건물의 건축추진을 시작한 김모씨는 18년에 걸친 속초시의 온갖 방해로 건축을 못하고 있다. 중년의 나이에 건축추진을 시작하여 18년의 세월이 흘러 노년에 접어든 김씨는 속초시와의 투쟁 중 우울증, 당뇨, 고혈압, 척추디스크질환 등이 발병해 합병증으로 신음하다 2008. 3월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척추수술을 받아 요양 중에 있으나, 2008. 11월 현재 정신적, 육체적, 경제적, 가정적으로 파멸에 직면해 있다. 속초시는 18년간 온갖 위법 부당한 트집을 잡아가며 김씨의 건축을 저지해 왔다. 억지거부사유 ⓐ를 내세워 트집을 잡다가 김씨가 위법 부당함을 입증하면 말을 바꾸어 ⓑ란 트집을 내놓았고, 그것도 위법 부당함을 입증하면 다시 말을 바꾸어 ⓒ란 트집을, 다시 위법 부당함을 입증하면 ⓓ란 트집, 또 다시 ⓔ→ⓕ→ⓖ 라는 트집으로 수없이 말을 바꾸어가며 건축을 저지해 온 것이다. 더 이상 트집거리가 없게 되자, 이제는 “건축관련 인허가는 속초시장의 자유재량행위이므로, 법적요건을 갖추었을지라도 시장이 싫으면 거부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감독기관들이 ‘자유재량행위란 것은 인정되지 않으니, 법적요건을 갖춘 건축을 승인하라’고 시정을 권고했으나, 속초시장은 막무가내다. 가히 주민에 대한 생사여탈권을 쥔 무소불위 제왕적 권력의 화신(化身)이 아닐 수 없다. 목민관(牧民官)으로 진력해도 부족할 속초시장이 살민관(殺民官)으로 날뛰고 있는 웃지 못할 사태 앞에서 할 말을 잃게 된다. 그러나, 지방자치의 의미가 무엇인지도 모른 채 이 나라 도처에서 제왕인 양 착각한채 날뛰고 있을 또 다른 ‘수많은 속초시장들’에게 짓밟혀 신음하고 있는 국민이 어디 김씨 한 사람 뿐일가? 온 세상에 알리지 않을 수 없어 이 글을 올립니다. 『설악타임즈』(2008.11.18자)를 검색하면 그 해괴한 사태의 전말을 볼 수 있다. http://www.soraktimes.com/sub_read.html?uid=250§ion=sc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