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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마디

아파트관리 주민여러분의 손에 달려있습니다.

작성자 ***

작성일06.01.02

조회수9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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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이제 1년차인 어느 관리소장이 평소 절친하게 지내온 이웃단지 관리소장에게 통사정을 하였답니다.
“우리 단지 입주자대표회장이 관리비용을 지출할 때면 미리 지출내역을 결재하여 예금을 인출한 후 집행 당일이 되어야 비용을 넘겨주니 아무래도 공금을 유용하는 것 같아 께름칙해”
상대 관리소장의 답변이 더 가관이었습니다.
“그 정도면 감사도 한 통속이어야 하는데, 장부정리도 신경 쓰이겠고 ......... 하기야 그 정도는 약과지”
도대체 무슨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또 아파트 단지 전부가 자기소유 인양 성주처럼 행세하고 있는 모 회장은, 아파트 주민을 상대로 폭리를 취하는 사업을 하면서 관리소장에게 도우미 역할을 주문하기도 하고, 타단지 회장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자랑삼아 얘기하며 용돈벌이 노하우를 전수하기도 한다니 수완이 놀랍기는 하지만 도덕적인 면에서는 큰 문제가 될 것임에 틀림없습니다.

지금도 상당수 단지에서는, 각종 용역계약에 동대표가 직접 관여하며 자신들이 의결하고 집행하는 전횡을 일삼고 있으니, 누가 누구를 대상으로 감사를 하여야 하는지.... 공동사회에서의 권한은 적절히 분배되어 균형을 이루어야만 공동체 구성원의 불이익과 위험에 대처할 수 있다는 상식적 수준의 인식조차도 무시하는 부당한 처사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일부 관심 있는 주민들은, 입주자대표회의는 관리직원을 자극하여 업무에 성심을 다하도록 하고 이를 감사하는 조직이지, 관리업무를 직접 집행하는 조직이 아님을 알고 있기 때문에 동대표의 부산함을 부담스러워 하거나, 지나칠 경우에는 의혹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 이런 의혹이 주민간의 다툼으로 비화되어 법정 분쟁까지 이른 적도 있었는데, 「공사계약 체결권한은 관리소장에게 있기 때문에 입주자대표회의의 회장이 체결한 공사계약은 계약 체결권한이 없는 자에 의해 체결된 것으로 무효」임을 판시한 서울남부지법에서의 판결(2005. 9. 26)이 관리소장의 업무집행권을 재차 확인해 주었습니다.

애초부터 입주자대표회의가 정략적으로 활용되기도 합니다. 아파트 관리회사나 각종용역회사와 연고로 연결된 주민이 회사의 사주를 받아 참여하기도 하고, 부동산 임대업자나 설비업자 등이 자신의 사업비용을 줄이거나 이권에 개입하기 위하여 참여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이 부문에서 가장 경계하여야 할 것은 관리업계에 취업을 하기 위한 방편으로 자신이 거주하는 단지에서 동대표 활동을 하는 경우이며, 취업과 나누어 먹기식 이권개입으로 교활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자들도 있습니다. 이는 입주자대표회의와 관리직원 전체를 한꺼번에 왜곡케 하는 극단적 이기주의로 반드시 발본되어야 할 것입니다.

흡사 못된 정치꾼들의 판박이를 보듯 입주자대표회의의 위상과 역할에 파행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주민들의 무관심과 관리주체의 불분명한 관리집행권 행사가 가장 큰 원인인데, 특히 위탁관리의 경우는 전문 관리업체가 관리주체인 만큼, 알고도 묵인하거나 방관한다면 말할 나위도 없지만, 모르고 있다 할지라도 무능력이나 무지로 인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서두에서부터 바람직하지 않은 동대표 행태의 예를 들고 지탄한 것은, 입주자대표회의 만이라도 온전하면 주민들의 주거환경이 확연히 달라질 수 있을텐데 하는 안타까움과, 당연히 존경과 신뢰를 받아야 할 선량한 동대표님들이 한꺼번에 매도 당하는 일이 없도록 주민들의 관심과 동대표의 조심을 촉구하는 마음에서였으나, 기실 관리의 현실을 직시하고 대안을 강구하기 위해서는 위탁관리와 전문 관리업체에 관한 문제점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위탁관리는 입주자등이 관리방법을 정한 후, 선정된 관리업체와 위․수탁 계약을 체결하여 관리업무를 위탁하는 제도로, 관리사고 발생시 보상 책임과 관리 서비스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전문기술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자치관리와의 비교우위를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이론적 구분일 뿐 실황을 보면 많은 부분이 허구임을 알 수 있습니다.

첫째, 가장 큰 장점이라는 위탁관리의 배상책임에 관한 아파트공동체연구소의 시각을 빌리면, 「위탁관리의 가장 큰 장점은 단지 내에서 관리사고가 발생했을 때 위탁관리회사가 책임지고 배상하도록 되어 있는 점이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배상책임의 한계가 명확하지 않아 오히려 주민들이 피해를 입는 경우도 있었다. 위탁관리 회사에서는 물론 전액을 배상해 준다고는 하지만 사고의 원인이 관리소홀이라는 것을 정확하게 밝혀낼 판단기준이 없고 또 이를 판단해 줄 수 있는 단체나 기관이 없기 때문에 주민들이 책임을 져야 하는 경우가 많다. 보통 민사재판을 하여야 하는데 시간과 돈이 많이 들 뿐만 아니라 승소의 가능성도 예측하기 어렵다. 인명 피해가 아닌 차량이나 자전거 도난사고 등은 위․수탁 관리업무의 책임한계 밖이거나 면책조건으로 되어있는 경우가 많아 피해에 대한 배상을 받기가 어렵다」며 과신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둘째, 주택관리업체의 전문성을 담보한 것처럼 보이는 기술 인력의 보유 상태를 확인하면 주민의 입장에서 볼 때 어이없는 업체가 많음을 알 수 있습니다. 주택법령은 주택관리업의 등록기준 -자본금 2억원 이상, 전기분야 기술자 1인 이상, 연료사용기기 취급관련 기술자 1인 이상, 고압가스 관련 기술자 1인 이상, 위험물취급 관련 기술자 1인 이상, 주택관리사 등 1인 이상- 을 정하고, 주택관리업자의 지위에 관하여 이법에 규정이 있는 것을 제외하고 민법 중 위임에 관한 규정을 준용한다고 하고 있으며, 시장․군수․구청장은 주택관리업자가 주택법 제54조 1항에 열거한 행위를 할 때에는 영업정지를 명할 수 있거나, 등록말소를 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주택관리업 등록기준에 포함되는 기술능력은 등록 신청시 사본을 제출하거나 감독관청의 확인기간 동안만 자격증을 비치하도록 하는 형식적 기준은 아닐 것이며, 상시 고용된 기술자들을 수탁한 단지에 순환 배치하여 관리서비스의 질을 높이도록 하여야 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대부분 관리업체는 기술자를 일시 고용하는 편법을 쓰거나 형식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서비스의 질이 자치관리에 비해 전혀 나을게 없음을 알 수 있습니다.
더구나 위임은 일의 완성을 약정하는 도급계약과 달리, 당사자 일방이 법률행위나 사무처리를 상대방에게 위탁하고 수임인은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위임사무를 처리할 의무를 부담하도록 하고 있어, 수임인의 능력수준이나 성실도는 차치하더라도, 위임 계약의 기초인 당사자의 신뢰유지를 위하여 법적등록 기준만은 반드시 갖추고 있어야 할 것이며, 이러한 이유가 감독기관의 철저한 확인과 점검이 요구되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셋째, 두말할 것도 없이 주택관리의 목적은 쾌적한 주거환경을 유지하는데 있습니다. 이는 건물이나 시설물 등 물리적 환경에 그치는 것이 아니며, 주민들이 서로 이해하고 협조하는 선린관계를 형성하여, 바람직한 주민공동체로 이어지는 정서적 환경까지를 포함합니다.
따라서 주민 내부에 끼어드는 갈등요소를 사전에 배척하고 화해거리를 찾아 전파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런 점에서도 위탁관리는 장애요소가 되기도 하는데 관리계약 만료시점만 되면 어김없이 의혹이 되살아나고 갈등과 반목으로 주민감정에 얼룩이 지기도 합니다. 물론 주민들이 이런 상황을 알지 못하거나 좋아할 리는 없지만, 자치관리로 관리방법을 변경하는 등 타개책을 강구하고 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얼마간의 시간과 열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누구나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으며, 일부 의기 있는 주민들의 움직임조차도 이익집단의 회유와 방해로 와해 돼 버리곤 합니다. 그 결과 주민들은 잘못된 정보와 협소한 선택의 폭 속에서 길들여지고 국세, 지방세와 더불어 주택관리세(?)를 계속 부담하고 있는 것입니다.
설사 주민 다수가 위탁관리를 선택한다 하더라도 관리업체간의 경쟁이 자사의 기술능력이나 단지에 배치한 관리직원의 근무자세를 무기로 하는 선의로 이루어지지 않고, 연고주의나 경쟁사의 약점잡기 등 저질스러운 방법으로 그것도 소수에 의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갈등요소는 계속 잠재하고 있을 수밖에 없으며, 우여곡절 끝에 경쟁을 통과한 수탁회사의 전리품 중 일부는 다시 비리를 키우는 자양분이 되기도 합니다.

넷째, 관리업체에 만연된 이익지상주의가 그 정도를 넘어 업계 전반에 심각한 오염이 감지되기도 합니다. 각 단지는 인사난맥으로 조성된 위화감으로 서비스 질이 저하되고, 오염되어가는 관리환경 속에서 경쟁력 강화니 전문성 제고니 하는 주문은 공허하기만 합니다. 주택법령은 관리직원의 임면권은 주택관리업자에 있으며 입주자대표회의는 직원인사와 노무관리 등 업무수행에 부당하게 간섭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예상되는 인사비리로부터 업체의 인사권을 보호하여 업무의 전문성과 일관성을 유지하도록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규정까지도 관리업체의 유․불리에 따라 교묘하게 악용되기도 합니다. 수주에 직․간접으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자를 선두로 지연이니 학연이니 하는 연고주의에 의해 순서가 정해지더니, 3년 전 시험장 괴담이 회자될 즈음부터는 해괴한 방법들이 개발되어 요즘은 목불인견에 이르러 있습니다. 관리업체에 취업하기 위해서는 힘 있는 자를 찾아 줄을 서든지 동대표를 하여야 한다는 이야기는 고전이 되어버리고, 로비자금이니 발전기금이니 하는 악성루머가 애써 외면하려는 이기심을 태워 버립니다. 전문 관리업체답게 자치관리나 타 업체보다 능력 있는 인력자원을 확보하거나 육성하고, 이들에게 전문 관리기법을 전달하여 실행케 함으로써 경쟁력을 갖추어야 할 관리업체가 이지경이라면 아파트 주민들은 돈 들여 집 버리는 꼴이 되어 버리는 것입니다.

다섯째, 위탁관리업체에 용역 대가로 지불하는 수수료는 적은 금액이 아닙니다. 위탁관리수수료는 위․수탁관리 계약 내용에 따라 평당 20~40원씩 단지별로 차이가 있으므로 평균 30원을 30평형 500세대 기준으로 계산하면 월 45만원이 됩니다. 관리비의 대부분이 고정비용으로 이루어져 있어 매월 가변비용 총액이 위탁수수료에 미치지 못한다거나, 연간 540만원이면 단지 내의 조경관리와 철재시설물의 미관을 완벽하게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더욱 뚜렷하게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한편, 이러한 상황이 전개되리라는 것을 예상치 못한 1989년 9월 5일, 대통령령 제12803호로 공포된 공동주택관리령은 공동주택 관리의 전문화를 위하여 주택관리사제도를 신설하면서, 국민윤리 등 6개 과목의 자격시험을 거치도록 하였습니다. 이는 공동주택 관리를 책임질 수 있는 기본적 소양을 바탕으로 향후 관리 전문가로서 국민의 주거문화를 선도케 하려는 취지였으며, 이 의도는 2004년 1월 14일 정부로부터 인가된 대한주택관리사협회의 주택관리사 윤리강령으로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주택관리사로서 품위유지와 청렴결백을 생활화하고, 관리 책임자로서 맡은바 직무에 책임의식과 투철한 사명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며, 전문직업인으로서 긍지와 보람을 가지고 자기계발과 제도 정착을 위하여 부단히 노력 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도내에는 200여명의 관리소장이 강령의 의미를 견지하면서 업무에 성심을 다하고 있으며, 50여명의 자격소지자들이 초심을 다지고 있습니다.

전북시민운동연합 아파트공동체연구소도 「살기 좋은 아파트 마을은 관리기구의 최고책임자인 관리소장이 실질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는 핵심적 고리역할을 하게 되는데 통상적인 역할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을 것이다」며, 관리소장에게「 각자 맡은 직무활동과 함께 직원들의 정서적, 인격적 욕구를 살피고 배려하여 조직목적을 적극적으로 달성할 수 있도록 근무여건을 개선하는 선봉장, 우리사회의 부정부패를 용납하지 않는 청백리, 주택정책 전반에 관한 식견과 정책대안을 낼 수 있는 명실상부한 전문가, 주민들에게 참여의식과 공동체의식을 전파하여 선진 민주 시민의식을 고취하는 아파트 주거생활의 전도사, 주거생활에 대한 미래를 예측하고 방향을 제시하는 조타수」로서의 역할을 기대하며 「이상의 역할이 제대로 실천된다면 살기 좋은 아파트 마을 실현으로 도시공동체 실현에 긍정적 요소가 될 것이며 지방자치 조기정착과 부정, 부패 없는 국가발전의 원동력이 될 것」임을 확신하였습니다.

그러나 전술한 문제점들이 개선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오히려 심각해져 가고 있는데다, 이윤을 추구하는 관리업체나 소수의 주민에 의해 관리소장의 임면까지 좌우지 되고 있는 상황에서 관리소장이 그들의 강령을 실천하며 시민단체의 기대에 부응한다는 것은 한낱 꿈에 불과할 뿐입니다.
최근 군포 경실련이 주최한 아파트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토론회에서 건설교통부 사무관이 「각종 공사계약, 하자보수, 위탁관리업체 선정 등과 관련, 금품수수 등으로 인한 논란으로 입주민간 분쟁이 야기돼 공동체 형성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아파트 입주민, 관리주체, 입주자대표회의, 리모델링 조합에서 주택관리와 관련해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공여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해 이를 어길 경우 형사처벌 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을 마련하겠다」고 하였다는 기사를 보며, 수긍과 회의가 뒤섞인 복잡한 심사와 함께, 엉거주춤하고 있는 관리소장의 모습이 오버랩 되는 것도 어쩔 수 없는 현실과 맥락을 같이 하는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더 이상 방치되어서는 안 될 아파트 관리의 현실을 타개하고 소중한 가정을 청정문화로 둘러 보호하기 위해서는, 관리소장이 패배주의와 적당주의 그리고 저급한 안위에서 벗어나 녹을 주는 주민에게 떳떳할 수 있도록, 주민들이 직접 관리소장 인사에 관여하는 제도적 보완이 절실히 요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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